정자 완전 정복.
하이미즈 Datetime: 2011-12-26 18:46

고환은 정자가 만들어지는 아주 가늘고 긴 관인 세뇨관(seminiferous tubule)과 이 관 사이사이에 있는 결합조직내의 특수한 세포(Leydig Cell)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특수한 세포는 뇌하수체호르몬의(LH호르몬) 자극을 주로 받아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 고환내의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높여 줍니다.
세뇨관을 덮고 있는 세르톨리세포(Sertoli Cell) 역시 뇌하수체호르몬(FSH)의 자극을 받아 세뇨관 내에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아주 고농도로 유지하도록 해주는데, 이러한 고농도의 테스토스테론은 세뇨관으로 하여금 정자생성을 활발하게 하도록 합니다. 세르톨리세포는 세포끼리 서로 밀착되어 세뇨관을 빈틈없이 막아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뇨관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분 등은 혈관을 타고 공급되는 것이 아니고 주위에서 스며 들어오는 것을 이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히 형성된 강력한 울타리(barrier)로 인하여 고환이 자연 요새화됨으로써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 고환내의 생식세포들이 외부의 독소라든지 해로운 항원, 항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습니다.
둘째, 원래 항원성(antigenicity)이 강한 정자가 혈액 내로 쉽게 들어가 항체를 만들지 않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호해 줍니다.

정자는 고환내의 세뇨관에서 정자의 모세포가 되는 정조세포(精祖細胞 ; spermatogonia)에서부터 출발하게 됩니다. 이 세포에서는 염색체 수에 전혀 변화를 주지 않는 체세포분열이 계속 일어납니다. 따라서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수많은 1차 정모세포(精母細胞 ; primary spermatocyte)가 만들어집니다. 이때부터는 염색체수가 절반으로 줄게 되는 감수분열에 의해 세포분열이 계속됩니다. 그 결과, 정상 염색체의 절반인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2차 정모세포(secondary spermatocyte)가 되며, 차츰 성숙화 과정을 거쳐서 정자세포(spermatid )가 되고, 더 나아가 전형적인 형태를 갖춘 정자(spermatozoa 즉 sperm)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데는 약 50 여 일이 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정자는 부고환으로 들어가 약 20여 일 간 머무르면서 약 5~6미터나 되는 부고환을 천천히 통과하여 부고환의 끝부분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정관을 타고 사정시에 밖으로 배출될 때까지 저장되는 것이지요.
다시 비교하자면,
정자는 고환 내에 있는 ‘세뇨관’이라는 아주 꼬불꼬불하고 미세한 관내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세뇨관(seminiferous tubule)을 만약 반듯하게 편다면 그 길이는 약 70cm 가량 됩니다.
세뇨관에서 정자가 만들어져 통과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50일 정도입니다. 세뇨관에서 만들어진 정자는 부고환으로 들어갑니다. 부고환 역시 길이로 따진다면 무려 5~6m나 되며, 이곳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2~21일 정도로 봅니다. 그리고 나서 30~35cm 정도 되는 정관을 따라 나오다가 사정시에 밖으로 배출됩니다.
따라서 한 마리의 정자가 탄생되어 밖으로 나오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2달 반(74일), 여행해야 할 거리는 6~7미터나 되는 머나먼 길입니다.
그래서 한방적으로 정자의 활동성 부족이나 수부족, 기형정자를 치료하는데, 3개월정도가 걸립니다^^

정자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하나는 둥그스름한 머리 부위이고, 나머지는 헤엄을 치며 운동을 하는 꼬리부분입니다.
머리 부분을 자세히 보면 우선 머리 속에는 둥근 핵이 들어 있고, 핵을 보호하기 위한 막(plasma membrane)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핵 바로 위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능력을 지닌 효소주머니인 선단체(acrosome)가 마치 베레모처럼 살짝 얹혀 있습니다. 선단체는 단백질을 녹여버리는 효소들이 터져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얇은 막으로 안전하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러나 정자가 난자를 만나 수정을 하게 될 때는 핵을 둘러싸고 있는 핵막이 녹아 없어져 버리고, 선단체를 둘러싼 막도 없어지면서 이 안에 들어 있는 효소들이 쏟아져 나와 정자가 난자 내로 진입해 들어가는 길을 만들어 주면서 도와줍니다.
정자의 꼬리 부분은 아주 가는 관과 섬유소(fiber)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꼬리의 위 부분에는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미토콘드리아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고환에서 만들어져 나온 정자는 부고환을 통과하면서 점점 성숙하고, 꼬리 부분의 운동성이 활발해지면서 비로소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차츰 갖추게 됩니다.

정상성교시 남성이 사정을 하게 되면 최고 2억~3억 마리의 정자가 질 안에 고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자궁을 거쳐 나팔관 안으로 들어가 난자 가까이까지 가는 정자는 단 200마리 정도입니다. 이 중에서도 단 한 마리만이 수정을 하게 되지요.

자궁경부는 길이가 약 2~3cm 정도인 자궁의 문에 해당되는 터널 같은 곳입니다. 배란기 무렵이 되면 이 부위는 텅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고 내부가 미끈거리는 점액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따라서 정자는 정자의 머리보다도 작은 크기로 된 이 무수한 점액의 그물망을 통과해야만 자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자가 작은 그물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정자 자체가 앞으로 강하게 전진하는 운동을 해야 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자는 앞으로 힘차게 밀고 나아가는 운동성이 좋아야 일단은 경부를 통과할 수가 있습니다.
정자의 머리부분에 정자항체가 있는 경우는 점액과 서로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되어 응집되면서 통과가 어렵습니다. 또한 정자의 머리부분의 형태가 기형이면 대개 운동성이 나쁜 경우가 많아 역시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궁경부는 정자의 운동성이 좋지 않거나 정자항체가 있는 경우, 정자 모양이 기형인 경우 등 건강하지 않은 정자를 모두 걸러 버리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정을 하지 못한 나머지 정자는 어떻게 될까요?

첫째, 가장 많은 정자의 소실은 사정직후 질 밖으로 흘러나와 버리는 것 때문입니다. 사정직후에는 젤 상태로 뭉쳐 있던 정액이 30분~1시간 정도 되면 전립선 효소에 의해 액화되어 아주 물처럼 묽어지므로 성교 후 여성의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더욱 쉽게 많은 양이 흘러나와 버립니다. 따라서 임신이 잘 되게 하려면 성교 후 바로 일어서거나 뒷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정자는 원래 산성에 굉장히 약한데, 여성의 질 내부의 환경이 강한 산성이므로( 그래도 배란 전후에 평소보다 산성성분이 많이 약해집니다) 정자가 많이 죽거나 운동성을 잃어버립니다. 다행히 정액 자체가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사정직후 질 부위의 산성환경에서 잠시는 버틸 수 있지만 두 시간 정도가 지나면 거의 모든 정자는 운동성을 상실해 버리면서 죽습니다. 따라서 이 시간 안에 재빨리 자궁 쪽으로 올라간 정자들만이 운동성을 유지해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습니다.
셋째, 상당한 수의 정자가 여성의 질 속에 있는 효소에 의해 죽거나 소실됩니다. 여성의 생식기 내부의 고유한 식세포기능(phago-cytosis)에 의해 소실되거나 자궁내막 세포들에 의해 파묻혀 버립니다.
넷째, 겨우 나팔관까지 도착한 정자들도 한 번 난자를 지나치면 나팔관 안에서는 정자의 저장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움직이다가 그대로 복강 안으로 빠져 버리기도 합니다.

여성의 질 안에 정자가 사정된 후 가장 빨리 움직이는 정자는 벌써 5분내에 나팔관까지 도달합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나팔관에 도착된 정자가 실제로 난자와 수정까지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사정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정자가 난자와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난자와 수정이 이루어지는 정자는 자궁경부내의 점액이나 경부내의 음와(crypt) 혹은 나팔관의 협부(isthmus)에서 잠시 저장되어 모여 있다가 서서히 올라오는 정자입니다. 천천히 머무르면서 수정능력을 충분히 갖추게 된 덕분입니다.
자궁점액 내에서 보이는 정자는 성교 후 24~48시간까지는 거의 일정한 농도를 보이다가 만 이틀, 즉 48시간이 지나면 그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80시간까지는 정자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 번 성교 후에 약 3일까지는 임신이 가능합니다. 임신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배란기 무렵 최소한 3일에 한 번씩, 조금 더 확실하게는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성관계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사정된 직후의 정자는 수정능력이 없고 최소한 얼마 정도 여성의 생식기 내부에 머무른 뒤에야 비로소 생식능력, 즉 난자 내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이것을 정자의 ‘수정능력 갖춤‘(capacipitation)이라고 하는데, 정자가 수정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사정된 직후 정자를 둘러싸고 있는 정액내의 여러 가지 액체성분, 정자핵막을 구성하고 있는 콜레스테롤이 없어져야 합니다. 또 핵을 둘러싸고 있는 막과 핵 위에 모자처럼 얹혀 있는 효소 주머니(acrosome)의 바깥쪽 막이 녹아 없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주로 단백질을 분해하는 이런 효소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난자의 투명층을 녹여 주어 비로소 정자가 난자 내로 들어가는 것을 도와 줍니다.
또 정자가 난자 내로 진입해 들어가는 순간에는 정자 꼬리부분의 운동성에 가속도가 붙어 갑자기 속도가 증가하면서 난자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힘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바로 정자의 ‘수정능력 갖춤’입니다. 이처럼 정자가 난자와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은 사정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형태가 변하고, 꼬리부분의 가속도가 붙은 뒤에야 가능한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