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ㆍ난소기능 강화를
결혼 후 2년이 지나도록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이 있다. 산부인과를 드나들며 2,3개월 동안 각종 검사를 한 결과 해부학적, 기질적으로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남편도 별 문제가 없는 진단이 나왔지만 답답하다. 조금 더 기다려보라든지 정 급하면 시험관 아기나 인공수정 시술을 해보라고 권유를 받기도 한다.
원인도 없이 임신이 안돼 발을 동동 구르는 불임환자는 상당수 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는 기능성 불임 환자들이다.
지난 해 2월 내원한 김미영(가명.31세)씨는 결혼 3년차 맞벌이 직장여성이었다. 남편은 1남3녀 중 장남으로 시부모가 손자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부부관계가 정상적인데도 1년이 다 돼도록 소식이 없었다. 결국 시부모의 성화로 남편과 병원에 가서 불임검사를 해봤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몸이 피곤해 임신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뒀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임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의 권유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패하고 말았다. 마지막 수단으로 성공 확률이 좋다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하게 됐고, 착상은 잘됐으나 이 마저도 시술 후 4개월쯤 유산이 됐다. 그 때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단다.
김 씨의 경우도 기능성 불임이었다. 김 씨를 진단한 결과 체질적으로 난소의 기능이 좋지 않았다. 자궁내막은 몇 번의 시술로 인해 두께가 7mm 정도로 얇고 약해져 있었다. 난소 또한 난포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그에게 자궁내막을 두텁게 하고 난소 기능을 강화시키는 ‘난막강화 요법’을 사용했다. 당귀, 음양곽, 여정실 외에 천연 한약재를 처방했고,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주는 자하거요법도 병행했다. 그 결과 같은 해 10월 내막이 10mm 이상으로 좋아지고 난포도 20mm 정도로 커져 임신을 시도해 보라고 권유했다. 두 달 후 드디어 임신에 성공했다. 김 씨의 아기는 5개월이 돼 가고 있는 현재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처럼 자궁이 잉태를 할 수 있는 건강상태를 갖추지 않고 무턱대고 수술부터 할 경우 오히려 불임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르다. 평소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유산소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술과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이 따른다면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박영철 하이미즈한의원 원장(www.himiz.com)
2007.10.01